쥐를 볼 수 있는 이천 삼부자쌀밥집 간장게장 정식

와이프가 간장게장을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소복’에서 간장게장 정식을 자주 먹었는데, 최근에 소복을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더라고요. (망했나..) 그래서 혹시나 근처에 또 괜찮은 집이 있을까 싶어서 살짝 더 가 봤더니 바로 근처에 ‘삼부자쌀밥집’이 보입니다. 입구 옆에 ‘꽃게 간장게장 정식 전문’ 이라는 문구가 보이길래 잽싸게 들어 가 봅니다.

삼부자쌀밥집..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식은 맛있습니다. 그냥 맛있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이런 간장게장집 만나기 힘들 정도로 아주 훌륭하고 맛있습니다. 근데 위생상태가 많이 의심스러운 가게라서 다시는 갈 일이 없는 가게입니다.

 


삼부자쌀밥집

눈이 온 뒤엔 간장게장이 미친듯이 땡기죠. (믿거나말거나) 소복이 문을 닫아서 우울해 하고 있다가 간장게장집을 찾아서 신난 와이프가 “돌진 앞으로!”를 하고 있습니다. 삼부자쌀밥집 가게 모습입니다. 뒤쪽에 색바랜 ‘삼부자 이천 쌀밥집’ 큰 간판이 있고, 앞에 주황색으로 ‘삼부자쌀밥집’ 간판을 새로 해 넣었네요. 여기서 장사를 오래한 느낌이 납니다.

 

입구 우측에 이렇게 꽃게 간장게장 정식 전문이라고 간판이 또 하나 서 있습니다. 이걸 보고 우리는 잽싸게 여기로 들어왔죠. 약간은 어두운 건물 앞에 이렇게 밝은 간판을 세워 놓으니 잘 보이네요.

 

대로변에도 큰 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건 또 파란색이네요. 그래도 가독성이 좋습니다. 지나다가 딱 들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여긴 ‘간장게장’이란 단어가 없어서 간장게장 정식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 동네가 국도가 지나는 길이라 이렇게 입간판을 세워 놓은 가게가 많습니다. (모텔도 보이고요..) 눈이 온 뒤라 도로가 난리네요.

 

입구 문에 정식 메뉴 가격들이 붙어 있습니다. 가마솥 쌀밥정식은 13,000원, 꽃게 간장게장 정식은 3,2000원..? 응? 우리가 자주가던 소복보다 5천원 정도 더 비쌉니다. 고등어 구이, 불고기 정식은 2만원 정도네요. 일단 약간 비싼감이 있지만 들어 가 봅니다.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거든요.

 

한적한 주말 오후라 그런지 가게도 한적합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게를 좀 둘러봅니다.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건 수많은 연예인들의 싸인지로 도배되어 있는 벽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네요. 이것도 믿거나말거나. 사진이 다 붙어 있는거 보니 따로 구매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진들이 너무 구매한 티가 나는 것 같죠? 진실은 사장님만 아시겠죠. 그래도 오래된 가게니까 실제로 받은 싸인일 수도 있고요.

 

그 싸인지들 아래에 이천쌀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천이 쌀이 좀 유명하잖아요. 흙이 좋아서 쌀도 맛이 있고, 도자기도 유명한 지역입니다. 안개가 많은게 그 탓인 것 같다는 생각을 여기서 살아보면서 해 봅니다.

햅쌀 외에 물김치와 꽃게간장게장도 포장판매 하시네요. 물김치는 현금만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간장게장은 1kg 4마리에 8만원 정도 하네요. 가격이 꽤 있는 편인데, 시세에 따라서 가격은 따로 프린트 해서 붙이시는 것 같습니다.

 

메뉴판을 봅시다. 메뉴판은 이렇게 따로 책자로도 주시는데, 

벽에도 붙어 있습니다. 실제 정식 메뉴는 위에서 입구 문에 붙어 있던 네가지 정식이 전부입니다. 정식 외에는 보쌈과 도토리묵이 있네요. 우리는 꽃게 간장게장 정식을 먹으러 온거라 간장게장 정식 2인을 주문합니다.

 


꽃게 간장게장 정식

수저를 꺼내고 있으니 기본 반찬 세팅과 함께 수육, 강된장, 쌈이 올려집니다. 그릇은 도자기 같은 느낌의 고급진 그릇들이 나오네요.

 

수육입니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더 맛있어 보였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맛있습니다.

 

강된장도 삼삼하니 꽤 괜찮은 편입니다.

 

수육을 강된장에 푹 찍어서 상추에 올리고 쌈을 싸 먹어 봤습니다. 오- 괜찮습니다. 맛이 있네요. 그렇게 수육 한 두어점 집어 먹는 동안 반찬이 계속 들어옵니다. 응?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오지 싶었는데..

 

어느새 큰 상을 다 채울 정도로 들어왔습니다. 아, 여기 이천 쌀밥 정식같이 나오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반찬 많이 깔아주는 집이면 소복보다 5천원 비싸도 괜찮겠다. 라는 말을 했더니, 와이프가 수육에서 5천원 이미 먹고 들어갔다는 얘길 합니다. ㅎ

 

오늘의 메인 꽃게 간장게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꽤 큰 녀석이 나왔네요. 색깔 아주 좋아 보입니다.

 

알도 많이 있어 보이고, 살이 알차게 들어 있어 보입니다. 간장게장이 사실 좀 하기 힘든 음식 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좀 고급진 음식점에 가서 주문을 해 봐도 짜거나 싱거웠던 경험이 있었던터라 간부터 맞추기 힘든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우선 간장 맛을 봅니다. “와! 딱 좋아!” 일단 합격한 것 같습니다. 오늘 그래도 실패하진 않겠네요.

 

크기도 꽤 큰 편인데 살이 꽉 차 있습니다. 저도 맛을 보니 꽤 잘 만든 간장게장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간장게장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 집 근처에 있다니 행운입니다. 이제 소복은 안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찬도 아주 많이 깔려 있어서 이것저것 같이 먹어 봅니다. 반찬 하나하나 다 맛이 괜찮습니다. 어느 반찬 하나 튀거나 이상한 녀석이 없네요.

 

간장게장을 맛있게 먹고 있는동안 돌솥밥이 나옵니다. 정식엔 역시 돌솥이죠! 위 사진이 밥까지 모두 나왔을 때 모습입니다. 이천 쌀밥 정식집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한상 풀 세팅! 와- 엄청납니다.

 

돌솥밥 위에는 은행과 콩이 사이좋게 누워있습니다.

 

된장국도 따로 나왔고요. 된장국도 삼삼하니 맛이 괜찮습니다. 이 집 대체적으로 음식을 다 잘 합니다.

 

조기도 두마리 나왔네요. 너무 맛있는게 많이 올려진 진수성찬이라 하나씩만 먹어봐도 배가 부를 정도입니다.

 

돌솥밥의 밥은 밥그릇에 이렇게 덜고,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돌솥은 잠시 옆으로 치워놓고 밥과 함께 간장게장과 함께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간장게장의 마무리는 게딱지에 이렇게 비벼먹어야 제맛이죠! 딱지가 꽤 큰 편이라 밥도 많이 들어가네요. 슥슥 마무리까지 맛있게 먹고 있는데, 여기서 사건이 하나 벌어집니다.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운 삼부자쌀밥집

처음 가게 들어왔을 때부터 ‘꽤 오래된 가게구나..’ 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바닥도 스티로폼 같은 느낌(그 옛날 할머니댁 가면 거의 다 그런 바닥이었죠.)이었고, 가게 구석구석 오래된 건물 느낌이 좀 났습니다. 그래도 음식점이니 위생에는 신경쓰고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밥을 거의 다 먹어 갈 때 쯤 싸인지 밑으로 햅쌀을 가로지르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제 뒤로 지나갔고, 와이프는 정면으로 그 장면을 봤습니다. 저는 보지는 못했는데, 뭔가 옆으로 지나간다는 발소리를 들었습니다. “다다다다닥!” 아주 익숙한 소리가 제 귀를 스쳤을 때 설마.. 했습니다. 어릴 때 외할머니 댁에 가면 천장에서 자주 들리던 소리였거든요. 와이프 얼굴을 봤더니 엄청 놀란 얼굴로 “방금 봤어?” 라고 합니다. 안 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죠. 안그래도 비위가 약한 와이프는 그 뒤로 아무것도 먹지 못합니다. 오늘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실패입니다.

네, 와이프가 본 것은 쥐였습니다. 쥐가 가게 한 가운데를 지나다니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쥐가 아니라 제가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발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아주 큰 쥐였습니다. 와이프가 처음에는 강아지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정도로 큰 쥐가 가게 한가운데를 그것도 카운터 앞을 지나다니는 가게입니다. 요즘 세상에 쥐라니요..? 이천에 살면서 길에서 작은 쥐를 몇 번 보기는 했었습니다. 근데 가게 안에 그렇게 큰 쥐가 살고 있는건 거의 공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작은 쥐였다면 얘기가 또 달라지는데, 그렇게 크게 자랄 정도로 가게에서는 방치를 하고 있다는 얘기죠.

 

장판 아래에 스티로폼 같은게 들어 가 있어서 발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가정하더라도 제 뒤통수로 너무 크게 발소리가 났습니다. 계산하고 나갈 때 사장님한테 얘기하자. 하고 와이프가 나섭니다. 사실 우리가 여기 삼부자쌀밥집을 다시는 오지말자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사장님의 반응이었습니다.

계산하면서 와이프가 아주 차분하게 가게에 쥐가 있네요? 라고 했더니 사장님은 일말의 놀란 표정 하나 없이 “아, 네..” 이게 끝입니다. 알고 있다는 얘기고, 놀랍지도 않은 얘길 왜 하냐는 반응이었습니다. 손님이 그래도 대놓고 얘길하면 놀라는 척이라도 하셔야죠. 알고 있었어도 몰랐던 것처럼 놀라는 척이라도 하시면서 위생에 좀 더 신경쓰겠다고 하셨어야죠. 너무도 당연하게 응, 알고 있음. 이런 반응은 정말 다시는 여기 가기 싫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솔직히 음식은 정말 다 맛있었습니다. 그건 인정합니다. 와이프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진짜 맛있었는데, 다시는 가기 싫다고 합니다. 가면 또 그 쥐를 볼까 두렵고, 못 보더라도 그 쥐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아무것도 못 먹을 것 같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금 와이프는 임신중입니다. 임신중인 와이프가 간장게장 먹고 싶다고 해서 눈이 채 녹지 않은 도로를 찾아 헤메이다가 겨우 찾아서 들어간 집에서 트라우마만 남기게 된 것 같습니다.

 

 

3 Comments

  1. 안녕하세요 삼부자쌀밥집입니다
    그날 사과가 미흡했던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도 지나가는것을 보았습니다
    모두 너무 황당하고 당혹스러워서
    어떻게든 잡아야된다는 생각만있었습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후 2틀뒤 잡았습니다
    다시는 이번같은 일이 나오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써서 방역에 힘쓰겠습니다
    다시한번 사죄드립니다

    응답
    • 혹시 그때 계산하셨던 분이신가요? 너무 당혹스러워서 그랬다는 부분 이해가 될 정도로 큰 녀석이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틀 뒤에 잡았다는 말씀도 믿음이 가네요. (바로 잡았다라고 하셨으면 솔직히 못 믿었을 것 같네요.)
      방역에 힘쓰겠다고 하시니, 조만간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음식들은 다 맛있었거든요. ㅠ
      그리고 이렇게 직접 찾아오셔서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응답
      •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골살아봐서 많이봤지만 그렇게 큰건 처음봤습니다
        잡혀서 정말 다행이예요
        요즘일주일간 청소및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있습니다
        다시한번 찾아주시면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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